노벨상을 받은 작은 거인 - 다나카 고이치
2002년 노벨상 화학 부문 수상자는 여러 면에서 충격적이었다. 우선 나이가 어렸다. 역대 수상자 중에서 2번째로 젊은 사람(42세)이었다. 또한 그는 대학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다. 박사들로 가득한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서 최초의 학사 학위 소유자였다. 더구나 화학 전공자도 아니었다! 대학에서는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그의 고백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했을 때 화학 지식은 고등학생 수준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것이다. 대학교수도 아니고 민간기업의 연구원으로서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는데도 말이다. 아무도 그의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그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수상자 발표 당일에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작업복 차림으로 인터뷰를 하는 웃지 못할 풍경이 벌어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의 이름은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 1959~). 지금은 꽤 유명해졌지만 여전히 엔지니어로 조용히 살기를 고집하는 사람이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빛나는 업적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는 어떻게 작은 거인이 되었을까?

개미와 베짱이 - 여름에 땀 흘린 개미와 놀기만 한 베짱이의 운명이 겨울에 엇갈린다!

개미와 베짱이
꼬마들도 다 아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정말 오늘날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될까? 그냥 '좋은' 이야기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개미와 베짱이에 관한 재해석이나 조롱조의 패러디도 적지 않다. 요즘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미같은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거나, 베짱이의 삶이 오히려 여유로운 인생이라는 식의 이야기들이다. 이런 식의 비틀기는 서머셋 모옴(William Somerset Maugham; 1874~1965) 같은 문학가도 했던 일이다. 그의 단편 '개미와 베짱이'에서 주인공인 조지는 방탕하게 살던 동생 톰이 여자를 잘 만나서 한 순간에 팔자를 고치자 화가나서 이렇게 외친다.

"이건 불공평해, 정말이지, 말도 안돼. 젠장, 불공평하다고"

물론 교조적으로 변질되는 진리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비틀어 보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또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의 반영을 넘어서 현실의 틀에 갇히는 상황이 된다면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이 벌기"를 목표로 삼고 전제로 한다면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허구에 불과하다. 주식 시장에서 '개미' 투자자가 밤낮없이 연구를 한다고, 배경 좋은 전문 집단들을 이길 수 있는가? 천만에, 신화는 없다. 있다해도 잠깐일 뿐이다. 그게 부동산이든, 기업 경영이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늘에 갇힌' 작은 틀을 부수고 더 큰 지혜에 접속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베짱이들의 세상, 그들이 만든 게임의 룰에 갇히면 언제나 100전 100패다. 하지만 세상 누구에게나 임하는 인생의 겨울에 대해서 생각하는 일부터 시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정직하고 용기있게 따라간다면 결국 차가운 '오늘의' 현실에 대해서도, 때로는 투자와 경영에 대해서도, 심지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의 변화에 대해서까지도 새로운 차원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몇 년전이었다.

진정한 성공과 행복
꽤 유명한 자기계발 전문가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썼고 여기저기서 강의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이 분야에서는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브랜드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의 입에선 말끝마다 '성공'이란 단어가 튀어 나왔고, 청중의 가슴을 뛰게 하는 비전과 성공 사례도 이어졌다. 2시간의 열정적인 강의가 금방 지나고 질문하는 시간이 왔다. 그 강사는 청중들의 질문에 시종일관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거의 끝날 때 쯤 한 사람이 손을 번쩍 들고 질문을 했다.

"이제까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지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게 있습니다. 성공이란 정말 뭡니까?  그걸 알아야 거기로 제대로 달려갈 수 있지 않을까요?

선생님에게 있어 성공이란 무엇입니까?"

순간 강의장에 침묵이 흘렀다. 모든 시선이 강사에게 쏠렸다. 자, 지금까지 그랬듯이 또 얼마나 멋진 이야기를 해줄까? ......하지만 강사는 곧바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리고 답을 모르는 모든 사람이 흔히 쓰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글쎄요, 그건. 보기에 따라서...."

강사는 지금까지와 달리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인지, 유명해져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지 이랬다저랬다 했다.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전문가가 정작 성공이 뭔지는 몰랐던 것이다! 길을 떠나라고 외치면서도 어떤 길이 진정한 길인지는 몰랐던 것이다!

우리가 만든 거짓 우상의 실체가 드러나는 밤이었다. 슬픈 것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거짓 우상들에게 기대를 건다는 것이다. 거인이라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행사장의 바람 인형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이다.

진정한 변화는 바람 인형 흉내내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변화는 우상을 부서질 때 시작된다. 신기루가 지워질 때 시작된다.

그래야 그 자리에 진정한 거인을 다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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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들의 학교가 조용히 문을 연다.

우리는 우상이 무너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거인이라고 믿었던 사람과 사상들의 초라한 실체를 보고 있다.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일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작은 거인들의 학교는...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따뜻한,
그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는 인터넷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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