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겨울이 왔다. 여름이 지나고 얼마 있으면 겨울이 온다는 것을 모를리 없는데도 막상 겨울이 오면 낯설고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부랴부랴 두꺼운 옷을 꺼내고 겨울 도구들을 챙긴다. 호되게 한번 칼바람을 쐬고 나서야 겨울을 실감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인생에도 이런 일들이 얼마나 자주 있던가? 결국 그리 될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저하다가 결국 호되게 당하는 경우 말이다.
우리의 이런 모습을 부끄럽게 만드는 동물이 있는데 바로
개미다.
'개미와 베짱이'같은 오래된 이야기를 통해서 잘 알려졌듯이 여름에 겨울용 먹이를 저장하는 개미들이 있다. 물론 모든 개미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지구 상에는 적어도 1만 여종의 개미가 있다. 그 중에 겨울을 대비해서 나중에 먹을 것을 미리 저장해놓는 종류들이 있다. 한동안 사람들은 겨울을 대비하는 개미를 그저 동화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1800년대 후반 남부 유럽 등에 실제로 그런 개미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개미들은 가장 더운 여름에 가장 추운 겨울을 대비한다. 가장 풍족한 날에 가장 빈곤할 날을 생각하며 먹이를 모아 놓는다.
겨울이 되고 나서야 부랴부랴 겨울 준비를 한다고 요란을 떠는 우리들을 볼 때면
작고 약해 보이는 개미 앞에서 한없이 부끄러울 뿐이다.